Thursday, September 4, 2008

Republic vs Democratic

어제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을 시청했다. 지난 주에는 Democrat National Convention을 시청했었다.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나이지만, 약 4시간에 걸친 RNC와 DNC를 한번씩 시청해주는 것만으로도 이 두 정당의 상반된 분위기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난 이 각각의 정당에 대해 이렇게 느낄 수 있었다.

Democrats.
그들은 희망을 말했다. 그들 가운데 있는 열정과 소망들을 이야기 할 때에는 나까지 마음이 설렜다. 심지어는 그렇게 희망과 이상을 말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반갑기까지 했다. 나는 지금까지 소망과 희망, 열정을 가지고 있는 나를 Dreamer 또는 Idealist 라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보고 세상을 모른다고 했다. 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바보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나랑 비슷하게 꿈과 희망을 외치고 있는 똑똑한 바보들이 또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그래서 나도 희망이 생겼다. 나도 나 자신을 연단시키고 준비시켜 능력이 입증된다면, 나의 꿈과 희망, 소망이 결코 헛된 것으로만 비춰지지 않을 수 있게구나 하고..

Republicans.
그들은 그들의 준비된 능력을 말했다. 지금까지 험란하고 치열한 과거를 경험해왔기에, 그리고 그 결과 연단되어 준비될 수 있었기에 그들은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확실한 의사 결정력이 있었다. 어리버리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선은 선', '악은 악' 이라는 분명한 기준을 가진 채 확실하게 결론을 질 수 있는 의사 결정력이 있었다.
그리고 근성이 있었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사판에 나가서 막노동이라도 할 근성이 있었다.

DNC만 시청했을 때는 몰랐는데 RNC를 시청한 후에는 마음이 좀 불편해 진 것이 사실이다. 두 당의 색깔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마치 청색과 홍색 같았다. 특히 홍색은 아주 진한, 새빨간색 같았다.

나를 불편하게 한 것은 이것이었다.
Democrats들은 희망을 외쳤다. 그런데 그 희망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DNC를 시청하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한결같이 '희망'만 외쳤다는 것이었다. Obama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의 안에있는 희망과 잠재력만을 이야기 할 뿐이었다. 난 그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어떤 공약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많은 사람들의 연설을 주의깊게 들었지만, 4시간동안 한번도 듣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뭔가 있겠지 하고, 내가 모르는 어떤 저력과 공략들이 있겠지 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 Republican들은 그 내실 없는 희망을 비꼬았다. "Zero!! Zero!!" 를 외치며 야유하면서(그들이 말하길 Obama는 Community Organizer 의 역할만 해 보았을 뿐 실질적 정치 경험은 없으며,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을 경험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계속해서 강조하였다.) .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정말 빈 수레인걸까?? 정말 말만 잘 했던걸까?? 정말 경험이 한번도 없는 것일까?? 만약 정말 그들이 빈수레라면 Obama나 그를 지지하는 Democrats나 나와 똑같이 바보밖에 안될 것이다. 꿈과 희망, 소망.. 정말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그러나 그것들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저력이 우리에게 준비되어야 있어야 한다. 난 그것을 Democratic에서 발견해내고 싶어졌다. 그들의 존재로 희망을 가졌었는데, 그들이 만약 빈 수레에 이상주의자로 판명된다면, 나는 정말 갈 곳을 잃어버릴 것 같다. 그냥 바보로 남아있게 될 것 같다. 그래서 꼭그들이 그들의 저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Republican들의 자신감은 나에게 굉장히 자극이 되었었다. 그들이 지금까지 해 온 것들과 그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 갈 방향에 대해 분명하게 제시한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고집스러움이 시간이 지날 수록 날 불편하게 했다. 심지어는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가장 먼저 날 불편하게 만든것은 그들이 Obama를 대놓고 무시하고 비꼬았다는 것이었다. DNC에서는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DNC만 보았을 때는 상대편 후보자를 거론하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만을 이야기 하는 것에 "이것이 선진화된 선거운동이구나" 하고 감탄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것은 Democratic의 색깔이었던 것이다. Democrats는 자신의 강한점을 내세우지도 않았지만, 상대방의 약한점을 꼬집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Republicans는 달랐다. 어제 연설한 모든 McCain지지자들은 Obama를 비꼬았다. 선거 광고를 보니 심지어 McCain까지도 그의 지지자들이 Obama를 비꼬는 것을 대놓고 허용하고 있었다. 이런 선거운동을 보면 볼 수록 그들의 성격을 조금씩 파악해갈 수 있었다. 그들에게 흑은 흑, 백은 백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정말 분명해진것은 그들이 중동에 대해 거론할 때었다. "Evil Extremist!!" 이것이 그들이 중동을 보는 눈이었다. Republic의 vice president후보인 Sarah Palin은 McCain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McCain은 전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려워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지지자들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나의 마음이 "극단적"으로 불편해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공략중에 대표적인 것중 하나는 Oil에 대한 것이었다. 이제 더이상 중동,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 스스로 자신의 땅 안에서 파서 완전히 독립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계속해서 "Dig!! Dig!! Dig!!"을 외쳤다.
조금씩 두려워졌다. 처음엔 그들의 자신감과 분명한 의사결정에 자극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이 "God bless America."를 외치면서, 그들의 가치와 맞지 않는 모든 것들을 Evil로 규정시키며, 세상과 미국을 분리시키려는 그들의 성격이 너무나도 극단적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또한 세계인으로서 Republic의 공약과 태도는 미국의 국가 이기주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얼마전에 읽은 Rice의 글이 다시 생각났다. 그녀의 글을 읽고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도 생각났다. 난 그 글을 읽고 "미국"이 세계를 통치하는 미국 왕국을 만들려고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알겠다. 미국이 아니라 "Republic Party"가 세계를 정복하는 미국 왕국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을.

무섭다. 걱정된다. 미국 대선이 한국인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절감했다.

솔직히 나는 단지 이 두 당의 서로 다른 색깔을 스쳐 지나가듯 볼 수 있었을 뿐이다. 여러가지 이슈 - 경제, 문화, 종교, 외교정책 등- 에 대한 이 두 당의 입장을 더 알고보면 이 두 당 각각의 색깔을 더욱 더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두 당의 색깔이 내 안에 분명해질수록, 나 자신은 정치로부터 멀어질 것 같다.

두 당의 convention을 보면서 생각난 것이 있었다.
미국에서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을 들을 때마다 들었던 것인데, 상대방과 정치와 종교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던 것이었다. 내심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웠지만 오리엔테이션 담당자가 이것을 금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치에 대해서는 아니었다. 그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어제 깨달았다. 정치는 종교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가치관과 삶을 좌우하는, 민감한 "신념"의 문제임을.

솔직히 DNC, RNC를 보면서 너무 놀랐었는데, 왜냐하면 관중들이 연설자에게 환호를 하며 지지를 보내는 모습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었다. 마치 Obama나 McCain이 그들의 신이자 구세주인양 그들을 환호하며 높혔다. 마치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과 같았다. 아니, 정말 흡사했고, 심지어는 더 뜨거워보이기까지 했다. 불안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의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신것 처럼, 세상에는 정치이념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삶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난 세상을 알기 원했다. 그래서 정치를 알기 원했다. 그런데 한가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난 하나님의 자리에 정치이념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건 있어서도 안될 일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Convention Center에 모인 이들은 마치 정치이념이 그들의 가치관과 삶을 좌우하도록 하게 하는 것 같았다.
여전히 나는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움직여나가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정치세계에 발을 담궈보고싶다는 생각은 싸악 사라졌다. 사람들이 정치를 단순히 "정치"라고 부르지 않고 "정치 이념"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약간이나마 알고 느끼게 된 이상, 나는 정치와 나 사이에 일정거리를 유지해야겠다는 다짐하게되었다. 그리고 나의 전공분야가 다른 이념의 문제가 아닌 "건강"에 관한것이라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관심의 방향이 대한민국 정치도 아니고 UN도 아닌,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비록 UN산하기관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건강 기구이다)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1 comment:

tony said...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 윤혜가 미국에 있어서 미국 정치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네...(그것도 은혜다^^) 두 정당의 선거 유세 방송을 모두 시청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지만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는 의문이야. 그들의 정치신념과는 거리를 둘 수는 있겠지만 사람이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거든... 우리나라는 미국정치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더욱 그렇지... 윤혜가 꿈꾸는 WHO 역시 비정부단체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지. UN 산하이기에^^ 올림픽의 여러 세부적인 것들을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서 조정하고 세계 평화의 수호자라는 구실 좋은 이유를 붙여 전쟁과 착취, 위성국가를 만드는 모습은 그들의 야심과 정복의 끝이 어디인지를 실감하게 해주는 듯 해...
미국의 보수적인 크리스쳔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잘 관찰해 보렴. 그들이 정치와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과연 미국은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어 있을까? 분리도, 합일도 순수하지 못한 것이겠지...